전세 계약금 보내기 직전, 등기부·소유자·송금계좌·선순위권리까지 검증하는 법
전셋집을 보고 마음에 들어 계약하기로 했다고 해보겠습니다.
중개사무소에서 집주인과 조건을 협의했고 보증금은 2억8천만 원으로 정했습니다.
계약금은 보증금의 10%인 2천8백만 원입니다.
중개사는 말합니다.
“집주인도 계약한다고 했으니까 계약금 먼저 보내주세요. 등기부는 깨끗합니다.”
이때 세입자 입장에서는 빨리 돈을 보내야 집을 놓치지 않을 것 같은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저는 전세계약에서 계약금을 송금하기 직전의 10분을 상당히 중요하게 봅니다.
계약금은 단순히 집을 예약하기 위해 보내는 돈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계약 성립 여부, 계약 해제, 잔금 지급까지 이어지는 중요한 돈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전세에서는 계약금보다 훨씬 큰 보증금이 뒤에 움직입니다.
따라서 계약금을 보내기 전에
누구와 계약하는지,
현재 등기부가 어떤 상태인지,
이미 존재하는 선순위 권리가 무엇인지,
돈을 어느 계좌로 보내는지,
전세대출이나 반환보증에 문제가 없는지,
계약이 틀어졌을 때 계약금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를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 계약을 하나 가정해서 계약금 송금 직전부터 순서대로 확인해보겠습니다.
먼저 하나의 전세계약 사례를 만들어보겠습니다
계약하려는 아파트의 조건이 다음과 같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예상 매매시세: 4억2천만 원
전세보증금: 2억8천만 원
계약금: 2천8백만 원
잔금 예정일: 2026년 10월 15일
등기부상 소유자: 김○○
을구 근저당권 채권최고액: 1억800만 원
집주인이 말하는 실제 대출잔액: 7천만 원
임차인이 필요한 전세대출: 1억5천만 원
임차인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중개사는
“시세가 4억2천이고 실제 대출은 7천만 원이니까 충분합니다.”
라고 설명합니다.
그러면 지금 바로 2천8백만 원을 보내도 될까요?
저라면 아직 보내지 않습니다.
숫자 하나씩 확인해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계약금을 보내는 상대방이 실제 소유자인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가장 먼저 등기사항증명서의 갑구를 봅니다.
현재 소유자가 김○○으로 되어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그렇다면 계약서의 임대인도 김○○인지 확인합니다.
그리고 실제 계약에 나온 사람의 신분증과 이름도 맞춰봅니다.
이 세 가지를 연결해서 보는 것입니다.
등기부 소유자 → 계약서 임대인 → 실제 계약 상대방
이름이 모두 일치한다면 기본적인 확인이 됩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등기부가 공동명의라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배우자 두 사람이 각각 지분을 가진 주택인데 한 사람만 계약에 나왔다면 다른 공동소유자의 동의나 대리권 문제를 확인해야 할 수 있습니다.
집주인이 직접 오지 않고 배우자나 부모, 자녀 등이 대신 계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족이니까 괜찮습니다.”
라는 말만 듣기보다 실제로 계약할 권한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리인이 계약한다면 위임장을 보는 이유
집주인이 해외에 있어 동생이 대신 계약한다고 해보겠습니다.
이 경우 저는 단순히 대리인의 신분증만 확인하지 않습니다.
실제 소유자가 누구인지 등기부에서 확인하고,
대리권을 확인할 수 있는 위임 관련 서류가 있는지 살펴보고,
가능하다면 소유자 본인에게도 계약 내용과 보증금, 송금계좌 등을 확인합니다.
특히 위임장에는 단순히
“부동산 업무를 위임한다.”
라는 표현만 있는 것보다
해당 주택의 임대차계약 체결,
보증금,
계약금 및 잔금 수령
등 어떤 권한을 위임했는지가 구체적으로 확인되는 편이 좋습니다.
수억 원의 보증금을 지급하는 계약에서
“중개사님이 집주인 동생이라고 했습니다.”
만으로 끝내지 않는 이유입니다.
법인 소유 주택이라면 확인 대상이 달라집니다
등기부 소유자가 개인이 아니라 주식회사로 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계약 상대방은 회사입니다.
따라서 실제 계약에 나온 사람이 회사 대표자인지, 계약할 권한이 있는 사람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법인등기사항 등을 통해 대표자 정보를 확인하고, 직원이나 다른 사람이 나온 경우에는 그 사람의 권한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송금계좌도 마찬가지입니다.
법인 소유 주택인데 개인 이름 계좌로 거액을 보내달라고 한다면 왜 그런 구조인지부터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개인 소유,
공동명의,
법인 소유,
대리계약은
겉으로 보기에는 모두 같은 전세계약이지만 계약권한 확인방법은 다릅니다.
등기부는 중개사가 보여준 캡처 한 장으로 끝내지 않습니다
계약 직전 중개사가 휴대전화 화면으로 등기부를 보여줬다고 해보겠습니다.
내용에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제가 확인하고 싶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이 등기부가 언제 발급된 것인가?
일주일 전 자료일 수도 있고 한 달 전 자료일 수도 있습니다.
부동산의 권리관계는 계약 전에도 바뀔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계약금을 지급하기 직전에는 가능한 한 현재에 가까운 최신 등기사항증명서를 다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갑구와 을구 모두 봅니다.
갑구에서는
소유자,
압류,
가압류,
가처분,
가등기,
소유권 변동 등을 확인하고,
을구에서는
근저당권,
전세권 등 담보·용익권 관계를 확인합니다.
“근저당이 있느냐 없느냐”만 검색해서 보는 것이 등기부 확인의 전부가 아닙니다.
이번 사례의 근저당 1억800만 원은 어떻게 볼까요?
이번 주택의 을구에는 채권최고액 1억800만 원의 근저당권이 있습니다.
집주인은 실제 대출이 7천만 원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세입자가 가장 많이 하는 계산은 이것입니다.
실제 대출 7천만 원 + 전세보증금 2억8천만 원 = 3억5천만 원
주택시세가 4억2천만 원이니까 7천만 원 정도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등기부를 기준으로 보수적으로 한번 더 계산해보겠습니다.
채권최고액 1억800만 원 + 보증금 2억8천만 원 = 3억8천800만 원
현재 시세 4억2천만 원의 약 92% 수준입니다.
이 숫자 하나만으로
“계약하면 안 됩니다.”
라고 판정할 수는 없습니다.
채권최고액은 실제 대출잔액과 동일한 개념이 아니고, 경매에서 채권최고액 전액이 자동으로 배당된다는 뜻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가격이 조금만 떨어지면 여유가 빠르게 줄어드는 계약인지 확인하는 스트레스 테스트로는 의미가 있습니다.
시세 4억2천만 원이라는 말도 그대로 믿지 않습니다
다음 질문은 이것입니다.
“4억2천만 원이라는 가격은 어디에서 나온 숫자인가?”
집주인의 희망가격일 수도 있고,
현재 매물 호가일 수도 있고,
실제 최근 거래가격일 수도 있습니다.
세입자의 보증금 안전성을 판단할 때는 실제 거래사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최근 같은 단지 비슷한 면적의 실거래가가
4억1천만 원,
4억2천만 원,
4억3천만 원
정도로 형성되어 있다면 4억2천만 원이라는 판단에 어느 정도 근거가 생깁니다.
반대로 매물은 4억2천만 원에 올라와 있지만 최근 거래가가 3억7천만 원이라면 처음부터 계산을 다시 해야 합니다.
전세에서는 매도자가 받고 싶은 가격이 아니라 실제 처분 가능한 가치가 중요합니다.
가격이 10%만 하락해도 다시 계산해봅니다
현재 시세를 4억2천만 원이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가격이 10% 하락하면 약 3억7천800만 원입니다.
채권최고액 1억800만 원과 보증금 2억8천만 원의 단순 합계는 3억8천800만 원입니다.
가격이 10%만 내려가도 이 단순 합계보다 주택가치가 낮아집니다.
물론 이것이 실제 경매 배당 결과를 그대로 계산한 것은 아닙니다.
실제 배당에서는 확정된 채권액, 순위, 매각가격, 집행비용, 임차인의 요건 등 여러 요소를 따져야 합니다.
제가 이런 계산을 하는 이유는
“현재 가격에서는 괜찮아 보이지만 가격변화에 매우 민감한 계약인지”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현재 시세에서 여유가 거의 없는 주택이라면 계약금부터 서두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선순위 권리는 ‘금액’과 ‘시간’을 같이 봅니다
근저당권이 있다는 사실보다 더 중요한 것이 설정시점입니다.
이번 사례에서 은행 근저당권이 이미 설정되어 있고 임차인이 그 후에 들어가게 된다면 은행의 권리가 임차인보다 앞서 존재하는 구조가 될 수 있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임차인의 대항력은 단순히 계약서를 작성했다고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주택을 인도받고 주민등록을 마친 경우 법에서 정한 시점부터 제3자에게 효력이 생기는 구조입니다.
확정일자를 통한 우선변제권 역시 필요한 요건을 함께 갖춰야 합니다.
그래서 계약금을 보내기 전에
“저는 나중에 전입신고하고 확정일자 받을 거니까 괜찮습니다.”
라고 생각하는 것은 부족합니다.
내 권리가 생기기 전에 이미 무엇이 존재하는지를 먼저 봐야 합니다.
다가구주택이라면 등기부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아파트와 다가구주택은 확인방식이 같지 않습니다.
다가구주택은 건물 전체가 하나의 소유권으로 되어 있으면서 여러 세입자가 거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등기부를 확인했는데 근저당권이 많지 않다고 해서 바로 안전하다고 판단할 수 없습니다.
이미 들어와 있는 다른 임차인의 보증금과 순위가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다가구 전세계약에서는
선순위 임차보증금,
전입세대,
확정일자 관련 자료,
임대인이 제시해야 하는 정보
등을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같은 2억8천만 원의 전세라도 아파트인지 다가구인지에 따라 권리분석 방법이 달라지는 이유입니다.
계약금 송금계좌는 명의부터 확인합니다
이제 계약금 2천8백만 원을 보내려고 합니다.
중개사가 계좌번호를 보내줬습니다.
그런데 계좌명의가 등기부 소유자 김○○이 아니라 다른 사람입니다.
이럴 때는 잠깐 멈춥니다.
무조건 제3자 계좌로 보내면 안 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당사자의 합의와 적절한 권한에 따라 다른 계좌가 지정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왜 다른 사람의 계좌로 보내야 하는지 확인하지 않고 거액을 송금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유자 본인이 해당 계좌로 지급하는 데 동의한 것인지,
계약금 수령권한을 누구에게 준 것인지,
그 계좌로 지급하면 임대인에게 지급한 것으로 처리되는지
확인합니다.
가능하다면 문자나 계약서 등 기록으로도 남겨둡니다.
공동명의인데 한 명 계좌로 보내는 경우는 어떨까요?
집이 부부 공동명의라고 해보겠습니다.
계약금은 남편 계좌 한 곳으로 보내달라고 합니다.
이 자체만으로 무조건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공동소유자들이 해당 임대차계약과 보증금 수령에 동의하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계약서에 공동소유자가 함께 임대인으로 표시되고 서명·날인하는지,
한 사람이 대리한다면 권한을 확인할 수 있는지,
계약금과 보증금을 어느 계좌로 받기로 합의했는지를 정리합니다.
계좌명의 하나만 보는 것이 아니라 계약권한과 돈을 받을 권한을 함께 확인하는 것입니다.
계약금 보내기 전에 전세대출부터 확인해야 하는 이유
이번 임차인은 전세대출 1억5천만 원이 꼭 필요합니다.
그런데 계약금을 먼저 보내고 나서 은행에 상담하러 갔다가
“이 주택은 해당 상품으로 대출이 어렵습니다.”
라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전세대출이 거절됐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임대차계약이 자동으로 취소되고 계약금이 자동 반환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대출이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라면 계약금을 보내기 전에
본인의 기본적인 대출자격,
필요한 대출한도,
해당 주택이 상품조건에 맞는지
를 가능한 범위에서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대출 승인이 계약의 핵심 조건이라면 불승인 시 계약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계약서 특약으로 정하는 방법을 검토합니다.
“대출 안 나오면 계약금 돌려준다”는 말만 믿지 않습니다
중개사가 전화로
“대출 안 나오면 집주인이 계약금 돌려주기로 했습니다.”
라고 했다고 해보겠습니다.
저라면 이 내용을 계약서에 남깁니다.
그리고 가능한 한 모호하지 않게 정합니다.
어떤 대출인지,
필요한 금액이 얼마인지,
대출이 전액 거절된 경우만 포함되는지,
필요한 금액보다 한도가 부족한 경우도 포함되는지,
임차인의 개인 신용문제와 주택 자체의 문제를 어떻게 구분할지,
언제까지 대출신청을 진행할지,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계약금을 어떻게 반환할지
등을 계약 상황에 맞게 정합니다.
특약의 목적은 법률용어를 많이 적는 것이 아닙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임대인과 임차인이 같은 의미로 읽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반환보증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가입 가능성을 계약 전에 봅니다
임차인이
“저는 반환보증에 가입할 거니까 안전합니다.”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계약금을 보낸 뒤 반환보증 심사에서 가입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될 수도 있습니다.
반환보증은 주택가격, 선순위 권리, 보증금 등 상품별 요건을 확인합니다.
따라서 반환보증 가입이 계약 여부를 결정할 정도로 중요한 조건이라면
계약금을 보내기 전에 해당 주택이 기본적인 가입요건을 충족하는지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전세대출이 된다고 반환보증까지 자동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반환보증이 가능하다고 모든 전세대출이 승인되는 것도 아닙니다.
둘은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계약금을 보내기 전에 계약서 초안을 먼저 보는 것이 좋습니다
현장에서는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
집을 보고 나오자마자 중개사가 말합니다.
“다른 분도 보고 있으니까 계약금부터 넣으세요. 계약서는 나중에 작성하면 됩니다.”
물론 실제 거래에서 계약금 일부를 먼저 보내고 이후 계약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세입자가
“아직 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았으니 언제든 마음이 바뀌면 돈을 돌려받을 수 있겠지.”
라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계약이 성립했는지는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는지 하나만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 사이에서 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대한 의사가 어느 정도 합치되었는지 등 구체적인 사정을 살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계약금을 먼저 송금한다면 최소한 다음 내용은 서로 확인해두는 편이 좋습니다.
임대차 목적물,
보증금,
계약금,
잔금일,
입주일,
계약기간,
주요 특약,
대출 조건,
계약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이미 지급한 돈의 처리입니다.
‘가계약금’이라는 이름만 믿으면 안 됩니다
100만 원이나 200만 원을 먼저 보내면서 흔히
“가계약금입니다.”
라고 부릅니다.
그러면 정식 계약 전이므로 언제든 돌려받을 수 있는 돈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돈의 이름을 ‘가계약금’이라고 붙였다는 사실만으로 법률관계가 자동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당사자가 실제로 어떤 조건을 합의했는지,
정식 계약을 별도로 체결하기로 한 것인지,
주택과 보증금, 계약일 등 주요 조건이 이미 확정되어 있었는지,
돈을 지급하면서 반환조건을 어떻게 정했는지
등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소액이라도 먼저 보내기 전에 문자로
“어떤 조건으로 보내는 돈인지”
를 명확하게 남기는 것이 좋습니다.
계약금 2천8백만 원을 보내고 등기부 문제가 발견된다면?
계약금을 지급한 다음 날 최신 등기부를 확인했더니 가압류가 하나 발견됐다고 해보겠습니다.
세입자는
“저는 몰랐으니 계약 취소하고 계약금 돌려주세요.”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집주인은
“등기부에 이미 있던 내용이고 계약은 끝났습니다.”
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가압류가 언제 등기됐는지,
계약 당시 이를 설명받았는지,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는 어떻게 기재되어 있는지,
당사자가 어떤 조건으로 계약했는지
등을 다시 따져야 합니다.
계약금을 지급하고 나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송금 전에 최신 등기부를 보는 것이 훨씬 쉽고 안전한 이유입니다.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도 계약금 직전에 함께 봅니다
공인중개사는 중개가 완성되기 전에 중개대상물의 상태와 권리관계 등 법에서 정한 사항을 확인·설명하고 근거자료를 제시해야 합니다.
세입자는 이 서류를 마지막에 사인만 하는 문서로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등기사항증명서,
소유자,
근저당권 등 권리관계,
시설 상태,
관리비,
주택 임대차에서 확인해야 하는 관련 정보
등을 계약서와 함께 비교해봅니다.
설명서에
“근저당권 있음”
이라고 표시되어 있는데 구두로는
“없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라고 설명한다면 왜 그렇게 말하는지 다시 확인합니다.
서류와 말이 다르면 서류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계약금 단계에서 반드시 정해둘 특약은 계약마다 다릅니다
인터넷에서 찾은 특약 20개를 그대로 붙여넣는 것이 좋은 계약서는 아닙니다.
계약마다 위험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근저당이 있는 집이라면 근저당 말소 조건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전세대출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대출 불승인 조건이 중요합니다.
기존 세입자가 아직 거주하고 있다면 기존 보증금 반환과 인도 일정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수리가 필요한 주택이라면 어떤 부분을 언제까지 수리할지도 중요합니다.
즉 특약은
‘모든 계약에서 쓰는 멋있는 문장’
이 아니라
‘이 주택에서 발견된 위험을 어떻게 처리할지 적는 문장’
이어야 합니다.
계약일과 잔금일 사이의 권리변동도 미리 막아야 합니다
계약금을 지급할 당시 등기부가 깨끗했다고 끝이 아닙니다.
잔금일까지 몇 주가 남는다면 그 사이 새로운 권리변동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계약서에는 잔금일까지 현재 권리관계를 유지하고 임차인에게 불리한 새로운 담보권이나 처분제한 등기를 발생시키지 않는 취지의 약정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특약만 믿어서는 안 됩니다.
잔금을 보내기 직전에 최신 등기부를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계약일 확인은 계약금을 보호하기 위한 확인이고, 잔금일 확인은 보증금 전체를 보호하기 위한 확인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계약금은 한 번에 보내고 끝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이번 사례에서 계약금은 2천8백만 원입니다.
계약금 송금내역도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송금할 때는 계좌번호와 예금주를 다시 확인하고,
가능하다면 송금 메모에도 해당 계약과 관련된 금액이라는 점을 구분할 수 있도록 합니다.
송금 후에는
계약서,
계좌이체 내역,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
등기사항증명서,
특약,
임대인이나 중개사와 주고받은 중요한 문자
등을 함께 보관합니다.
계약기간이 2년이라면 계약 당시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정확히 기억하기 어렵습니다.
기록이 남아 있어야 합니다.
제가 계약금 송금을 멈추는 경우
실제 계약을 검토할 때 저는 다음과 같은 상황이라면 일단 송금을 멈추고 확인부터 합니다.
등기부 소유자와 계약 상대방이 다른데 대리권 설명이 불분명할 때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바로 송금하지 않습니다.
중개사가 최신 등기부 확인을 미루면서 먼저 돈부터 보내라고 할 때
몇 분이면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권리자료를 계약금보다 뒤로 미룰 이유가 있는지 묻습니다.
시세의 근거가 매물 호가뿐인데 보증금과 선순위 권리가 주택가격에 지나치게 가까울 때
보증금 안전성 계산을 다시 합니다.
전세대출이 반드시 필요한데 대출 불승인 시 계약 처리방법이 아무것도 정해져 있지 않을 때
계약금부터 보내지 않습니다.
반환보증 가입이 필수인데 해당 주택의 기본 가입 가능성을 확인하지 않았을 때
최소한 사전 확인부터 합니다.
제3자 계좌로 계약금을 보내달라고 하는데 그 이유와 수령권한이 명확하지 않을 때
명의가 다른 이유를 먼저 확인합니다.
‘지금 바로 보내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계약한다’는 이유만으로 확인을 재촉할 때
좋은 집을 놓치는 것보다 위험한 계약에 수천만 원을 먼저 넣는 것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번 숫자 사례라면 저는 계약금을 바로 보내지 않습니다
다시 처음 사례를 보겠습니다.
주택 시세 4억2천만 원,
보증금 2억8천만 원,
채권최고액 1억800만 원,
실제 대출잔액은 7천만 원이라고 설명받았습니다.
저라면 최소한 다음 확인이 끝난 뒤 계약금 송금을 결정합니다.
첫째, 실제 최근 거래사례를 통해 4억2천만 원이라는 시세의 근거를 확인합니다.
둘째, 최신 등기부 갑구와 을구를 전부 확인합니다.
셋째, 근저당권의 설정일과 채권최고액을 확인하고 실제 대출잔액을 확인할 수 있는지 봅니다.
넷째, 근저당을 계약기간 동안 유지할 것인지 잔금으로 상환·말소할 것인지 확인합니다.
다섯째, 전세대출 1억5천만 원의 기본적인 가능성을 확인합니다.
여섯째, 반환보증 가입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해당 주택의 조건을 확인합니다.
일곱째, 소유자와 계약 당사자, 송금계좌 명의를 확인합니다.
여덟째, 위 내용을 반영한 특약을 정리합니다.
그 뒤에야 2천8백만 원을 송금합니다.
전세계약에서 계약금보다 먼저 보내야 하는 것은 ‘확인’입니다
좋은 집을 발견하면 마음이 급해집니다.
다른 사람이 계약할 것 같고,
집주인이 마음을 바꿀 것 같고,
중개사도 빨리 결정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일단 계약금부터 보내고 자세한 것은 나중에 확인하자.”
라는 순서가 됩니다.
하지만 전세에서는 이 순서를 반대로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확인 → 조건 합의 → 기록 → 계약금 송금
입니다.
계약금 100만 원이든 2천8백만 원이든 돈을 먼저 보낸 뒤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계약이 어느 정도 성립했는지, 계약금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둘러싸고 다툼이 생기면 단순히
“아직 정식 계약서를 안 썼습니다.”
라는 이유만으로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계약금 보내기 전 마지막 5분 체크
마지막으로 실제 계약현장에서 빠르게 다시 확인한다면 저는 이렇게 봅니다.
1. 사람
등기부 소유자와 계약 상대방이 같은가?
대리계약이라면 권한이 확인되는가?
2. 집
주소, 동·호수, 건축물 정보가 실제 계약하려는 주택과 맞는가?
3. 권리
최신 등기부의 갑구와 을구를 확인했는가?
근저당·압류·가압류·가등기 등 선순위 문제가 없는가?
4. 돈
계약금 수령계좌가 누구 명의인가?
다른 사람 계좌라면 지급 근거가 명확한가?
5. 실패했을 때
대출이 안 나오거나 약속한 근저당 말소가 되지 않는 등 중요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을 때 계약과 계약금을 어떻게 처리하기로 했는가?
이 다섯 가지에 답할 수 없다면 저는 계약금 송금을 몇 분이라도 미룹니다.
계약금 송금 버튼을 누르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야 하는 이유
전세계약에서 큰 사고는 어려운 법을 몰라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확인 순서가 뒤바뀌어서 생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등기부는 계약금 보낸 뒤 보고,
대출은 계약서 쓴 뒤 알아보고,
반환보증은 입주한 뒤 확인하고,
송금계좌 명의가 다른 것은 돈을 보내고 나서 물어보는 식입니다.
반대로 순서를 제대로 만들면 상당수의 문제는 계약 전에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전세계약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 집이 좋아 보이는가?”
만이 아닙니다.
계약금을 보내기 직전에는 이렇게 질문해보세요.
“지금 내가 누구에게, 어떤 권리상태의 집을 대상으로, 어떤 조건으로 돈을 보내고 있는지 모두 설명할 수 있는가?”
그 질문에 명확하게 답할 수 있을 때 계약금을 보내는 것이 좋습니다.
전세계약에서 계약금은 첫 번째 돈이지만,
그 돈을 보내기 전에 하는 권리분석은 사실상 보증금 전체를 지키기 위한 첫 번째 절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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